-테벤 그레이의 일기로부터 발췌
그들은 진실을 감추려 했지만 우린 시간과 공간을 가로질러 일어난 사건들을 짜집기해 조각나 있던 그 길을 어떻게든 되짚어 따라가는 데 성공했다.
말 그대로,
여행자의 그림자에서부터 달 아래에 감춰져 있는 암흑의 구덩이를 거쳐 돌아오는 길고도 참혹한 그 여정을.
시련의 장에 끼언져졌던 지독한 역병에서 붉은 대지에서 이루어졌던 빛과의 이별,
서쪽의 잊혀진 거주지에서 북부 수로와 벨러에서 깃든 공포를 마주하고,
브레이크랜드의 야생에서 두르가의 끔찍한 추위를 거쳐,
마지막으로 어둠이 순수하고도 분노로 가득 찬 화염을 마주했던 그 드윈들러 계곡까지.
우리는 요르가 걸었던 그 길을 시작부터 끝까지 따라 걸었고 제자리로 돌아왔다.
우린 그가 살아생전 흩뿌린 공포를, 마치 그 어떠한 양심의 가책도 느끼지 않는 듯 불러일으킨 폭력을 연구했다.
그리고 끔찍한 진실을 알게 됐다. 바로 그가, 전설에서 언급하듯 단순한 괴물이 아니었다는 진실 말이다.
그리고 그 진실을 깨달음과 동시에, 그가 벌인 일들과 도달하고 만 모습에 거짓된 형상을 덧씌우고자 했던 그 필사적인 노력의 이유 또한 이해하게 됐다.
하지만 요르의 신화를 그렇게 조작해야만 했던 이유를 우리가 이해한다고 해서 그 행위에 찬성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다.
상상으로 빚어진 형태가 아닌 그의 진정한 모습을 본다면, 드레젠 요르라 불렀던 한 사람에게 둘러진 잘 알려진 신화 속 묘사에 정면으로 도전하는 격이 된다.
우리가 판단하건대 그는, 수 많은 이들이 괴물이라 생각하는 그야말로 진정으로 우리들보다 더 나은 이였다.
그의 희생은 완전했고,
절대 용납되지 않는 그의 모든 행위는 사실 더 나은 끝을 위한 일이었다.
이 진실을 감춘 이유는 그의 행적을 감히 따르려는 자들이 불러일으킬 결과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어둠을 따르고, 지닌 빛을 일부러 더럽히는 결과 말이다.
극소수만이 절망의 나락으로 떨어지지 않고 진정 그 낭떠러지를 따라 걸을 수 있다.
그리고 이론이 우리가 받은 빛이라는 선물의 순수성을 증명하거나 반박하기 위해서만 존재하는 반면, 요르의 삶은 아직 채 개척되지 않은 미지의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오르사도 이에 동의한다.
그도 나처럼, 요르가 택했던 그 지옥 길을 그가 치른 대가 만큼의 희생 없이도 똑같이 걸어갈 방법이 있다고 믿고 있다.
물론 우리가 지금부터 행하고자 하는 일에 대해 우린 심판받고 말 것이다. 그리고 한 고독한 총잡이가 변명을, 혹은 그보다 더 끔찍한 것을 요구하며 찾아올 날이 분명히 올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걸 무릅쓰면서 우린 이제 그 오래된 길을 따라 걸으려 한다.
우리의 길로 삼으려 하는 바로 그 길을.
그리고 만약 실패한다면, 우리로 인해 고통받은 모든 이들을 대신해 빛이 우릴 심판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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