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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y 1 개인 번역/그리모어

고스트 파편: 워록

by 비명버섯 2020. 9. 27.

내가 왜 그녀를 자극했을까?

 

몇 번을 설명하더라도 그 누구도 알아듣지 못해. 단 한 줄의 기호, 단 하나의 깨끗한 코드, 단 하나의 검은 발톱을 찾아 폐허를 몇십 년이고 이 잡듯이 뒤지고 다녀보지 않은 이상, 그러니까 워록이 아닌 이상 절대 알아들을 수 없지. 그 늦은 시간까지 최소한 깨어있기라도 했다면 타이탄은 코웃음이나 칠 거고, 헌터라면 나이프로 자기 손톱 밑이나 파내면서 마치 네게 머리 하나가 더 생겨나기라도 했다는 듯이 쳐다볼 테니까.

 

하지만 고대의 힘을 연구하려 평생에 걸쳐 줄곧 신비를 파헤쳐왔다면 다른 이들을 깨우치게 해주고자 하는 욕구가 있기 마련이야. 그런 삶을 거듭해왔다면 더더욱.

 

아니, 그녀에게 그런 쪽으로 끌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어. 우린 말이야, 주사위, 카드 게임부터 워 게임까지, 왜 알잖아. 그런 것도 다 함께 즐겨봤어. 그전까지는 나는 단 한번도 잘난체한 적이 없었고. 그땐 정말 왜 그랬을까?

 

내 주머니에는 빌려왔던 부서진 척추뼈가... 그래, '빌린' 거야 '빌린' 거. 다 끝난 다음엔 도로 갖다 놓을 생각이었다고. 네가 내 양심이라도 되냐? 왜 걸고넘어져? 아무튼 간에, 그건 화석이었어. 그러니까 광물로 대체된, 그냥 돌덩어리나 마찬가지였지. 그러니 내 주머니에 몇 시간 정도 들어가 있는다고  안 죽어. 내 말 좀 그만 끊어봐.

 

해독가도 굳이 찾으려 하지 않을 거고. 아무튼, 다들 아함카라는 한 마리도 남김없이 사냥당했다는 걸 알잖아. 그러니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고.

 

난 말했어. 이 태양계가 얼마나 신비로운지 한번 생각해봐. 여행자가 오고 나서 얼마나 많은 생명체가 나타났는지 말이야. 아함카라처럼.  그 전설 들어봤어? 소원을 들어주는 드래곤이라는 거. 그리고는 과장된 동작으로 그 화석을 꺼냈지....

 

그녀는 나이프를 꺼내 자기 손톱 밑에 낀 진흙을 파내기 시작했어. 그걸 보니까 순간 욱하더라.

 

난 다시 입을 열었어. 너도 얘네는 단 한 마리도 쓰러트릴 수 없었을걸. 최고의 헌터든, 가장 우람한 타이탄이든, 그 누구도.

 

이 말에 그녀가 눈을 가늘게 떴어. 오, 그래? 그 순간 딱 감이 오더라. 그녀가 이 도전에 응할 거란 걸.

 

그리고 뒤이어 생각했지. 내가 수호자를 죽였다고. 그녀는 죽게 될 거고, 그건 내 탓이라고.

 

난 내 손 안의 척추 조각을 내려다보며 고민했어-대체 왜 그런 말을 했을까? 뭐가 그런 허세를 떨게 만들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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