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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y 1 개인 번역/책: 슬픔의 서

석회화된 파편: 이해

by 비명버섯 2021. 12. 16.

— 5:9절 — 반드시 그렇게 만드리라.

 

 

준비는 끝났다.

 

만약 내가 패배한다면 이는 내가 이 우주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다. 난 일부 전략, 어떠한 천벌을 예측하는 데 실패했다(어쩌면 타옥스까지도. 만약 그녀가 아직도 살아있다면 말이다.)

 

내가 패배한다면, 적어도 난 내가 장대한 무언가에 스러진다는 걸 안다. 힘이자 원칙인, 존재를 거머쥐고 승리하기 위해 우주 그 자체를 반복해서 변화시키고, 재창조하며, 시험하는 욕구. 온 우주로 뻗어나가고 우주 그 자체를 다듬어 적응하고 견디기 위한, 다재다능하며 변화무쌍한 그 욕구이자 모든 것이며, 이를 제외한다면 삶이란 그저 살아간다는 것 외에는 아무 목적도 없다라는 심연에게, 장대함을 추구하고 내가 사랑하는 것을 사랑하는 심연에게 말이다. 그리고 심연은 두 개의 얼굴을 지녔으나 동시에 하나의 형태다. 그중 하나는 당연히 목적이요 다른 하나는 올바른 검을 들고 베어야 하는 것을 베어 이 허기를 무기로 삼겠다는 뜻을, 오로지 생존에만 전념하겠다는 뜻을 결코 거두지 않을 형태. 바로 그 형태가 된다라는 단 하나의 임무를 위해 모든 것을 희생할 의지다.

 

그러니 무기로 인도하는 지도나 마찬가지인 책을 쓰리라. 그러면 나의 정복자가 그 무기를 찾아 책을 읽을 테고, 내가 어디에서 와서 어디로 향해 갔는지를 이해하게 될 터. 그리고 그들 또한 내 무기를, 내 전부인 그 무기를 쥐고 휘두를 거다.

 

또한 (쓸 수 있는 건 모조리 빼앗고, 살의로 점철된 무기 그 자체인) 내 과거와 미래, 그리고 현재로 무장하고 나, 이 굴복자의 왕 오릭스를 이어받을 거다.

 

서로가 서로를 짓밟고, 전능한 철학 아래 하나가 되어 올바른 길로 인도하며, 그들은 내가 될 것이고 난 그들이 될 것이다. 그리고 나는 영원히 살아갈 거다.

 

반드시 그렇게 만드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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