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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스트 파편: 유언 4 그때. 팔라몬은 잿더미가 됐다. 난 그저 그을음과 콧물 범벅이 된 채로, 목까지 치솟은 울음을 삼키며 얼굴을 일그러트릴 수밖에 없는 소년에 불과했다. 나는 나의 친구이자 우리의 수호자, 그리고 팔라몬의 구원자인 자렌이 우리 모두를, 영원토록 우리를 구해주고 지켜줄거라 생각했다.... 하지만 그건 바보같은 생각이었다. 자렌과 비록 소수였지만 우리 중 가장 굳센 의지를 지닌 최고의 사냥꾼들은 한바탕 소란을 일으켰던 몰락자들을 쫓아 3일 전에 마을을 떠난 상태였다. 그 사람, 이방인은 그다음 날 도착했다. 그는 거의 말을 하지 않았다. 그저 우리의 친절과 호의로 내어준 방을 조용히 받아들였을 뿐이었다. 나는 자렌이 처음 도착했을 때처럼 그에게 흥미를 느꼈다. 하지만 그 이방인은 차가웠고, 왠지 모를 거리감마저.. 2020. 9. 23.
고스트 파편: 가시 4 - 그림자와 빛 유형: 대화기록 설명: 대화 참여자: 두[2] 명. 표기 [삭제] 고스트 유형 한[1] 명 [u.1] 직업 [삭제] 수호자 유형 한[1] 명 [u.2] 연관성: 브레이크랜드, 두르가, 드윈들러 계곡, 유언, 신 말푸르, 북부 수로, 팔라몬, 가시, 벨러, 자렌 워드, 슬픔의 무기, 드레젠 요르, //음성 재생 불가// //녹취록 첨부.../ [u.1:0.1] 지독한 어둠이야. [u.2:0.1] 인상적인가? [u.1:0.2] 퍽이나. [u.2:0.2] 감상은 주관적이기 마련이니. [u.1:0.3] 그의 빛이 사그라들었어. [u.2:0.3] 사라졌지. [u.1:0.4] 당신은 역병이야. [u.2:0.4] 난 모두를 정화하는 자야. [u.1:0.5] 괴물이라고. [u.2:0.5] 하하. 한때 .. 2020. 9. 23.
고스트 파편: 유언 3 그 날은 일곱 번째로 달이 하늘에 걸린 후 맞이하는 네 번째 밤이었다. 마지막으로 흔적을 발견한 날로부터 이미 아홉번의 일출이 지난 상황이었고, 기온이 그렇게 낮았던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적당했다고 하기에는 추운 그런 날씨였다. 자렌은 우리를 협곡에 머물게 했다. 절벽 끝을 따라 형성된 두터운 수목림이 찬 바람을 막아주었고, 흘러내리는 물줄기의 소음이 우리의 대화를 삼켜주었다. 우리는 소형선 두 척이 계곡을 가로지르며 낮게 날아가는 것을 보았다. 몰락자들의 영토로 알려진 지역은 아니었지만 그렇다고 확신할 수도 없는 그런 장소였다. 당시 우리는 여섯 명이었다. 다섯 번째로 달이 하늘에 걸렸던 때보단 세 명이 적었지만, 팔라몬의 잿더미를 뒤로하고 길을 나섰을 때보다는 여전히 한 명 많았다. 우리는 밤마다 돌아.. 2020. 9. 23.
고스트 파편: 암흑기 2 로켄의 일당이 자렌 워드를 발견한 건 이 모든 일이 시작되었던 그 광장에서였다. 아홉 개의 총구가 그를 향하고 있었고 무정한 그 소지자들이 명령을 기다리고 있었다. 마을의 판관인 로켄은 만족스러운 얼굴로 그 뒤에 서 있었다. 자렌 워드는 침묵한 채로 서 있었고, 그의 고스트가 어깨너머로 힐끔거렸다. 로켄은 한 걸음 내딛기 전, 마치 제 권력을 과시하듯 모여든 사람들을 한 바퀴 둘러보았다. "나한테 도전하는 건가?" 그의 말에는 독기가 가득했다. "여긴 네놈 집이 아니야." 로켄의 그 몸짓을 똑똑히 기억한다. 과장되어서, 마치 이 모든 걸 하나의 볼거리로 삼으려는 움직임이었다. 모두 꼼짝도 하지 않았고, 쥐 죽은 듯 조용했다. 난 아버지의 소매를 잡아당겼지만, 그는 그저 내 어깨를 붙잡은 손에 아플 정도로.. 2020. 9.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