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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tiny 1 개인 번역/특전 및 기타

자발라

by 비명버섯 2021. 7. 1.

*오시리스의 저주 DLC당시 나왔던 웹로어

 

 

아이코라가 내 우려가 맞았다는 걸 확인해주었다. 화성의 얼음이 녹고 있다.

 

그녀의 말에 따르면 여행자의 빛이, 여행자가 깨어나며 내뿜어진 빛의 파장이 거기에 닿은 모든 걸 뒤틀어 놓았다고 한다.

 

무엇을 믿어야 할지 모르겠다. 이제 난 반짝이며 살아있는 여행자를 올려다보고 있다. 무엇이든 좋으니 대답해주길 간절히 바라며 얼마나 오랫동안 빌어왔던가. 자신이 선택한 이들이 눈앞에 놓인 시련을 극복할 길로 인도해주길 바라며 올려다봤던 나날을,

 

여행자의 그 긴 침묵을 나는 기억한다. 지금도 여행자는 대답하지 않는다... 아니, 설령 하고 있더라도 이젠 그 말을 듣고 이해할 이는 없다.

 

아이코라는 우리는 여행자나 여행자가 무엇을 원하는 지 결코 이해할 수 없다고 말한다. 우리와는 완전히 동떨어진 존재라고. 그렇다면 우리를 이해하지도 못하는 존재가 우릴 지켜줄 거라 믿어도 되는 것인가? 아니면 우리는 스스로를 지켜야 하는 것인가?

 

아마 그리해야겠지. 줄곧 해독가도 열어볼 수 없는 기록이 저장된 데이터뱅크를 뒤져왔다. 알려지기엔 너무 위험하다고 대변자가 판단했던 그 정보들을.

 

화성에 무엇이 있는지 나는 안다.

 

그 얼음 밑에 파묻혀 있는 건 다시 꺼내 세상에 내보이기엔 너무 위험하다. 우리와는 다른 사고방식을 지녔고, 우리의 존재 가치를 잔혹한 계산을 통해 저울질하고 판단하는 데다, 그 목적이 무엇인지 우린 모른다. 그것은 한때, 아주 먼 옛날 인류를 구할 도구로서 만들어졌을 진 모르나 이제는 단순한 기계로 치부할 수 없는 존재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건 망가져 있다.

 

살라딘이 SIVA와 관련된 모든 기록을 봉인했을 때, 화성에 무엇이 숨겨져 있는지가 담긴 특정 데이터 또한 걸어 잠궈 버렸다. 당시의 우리는 아무것도 모른 채 잘못된 시기와 장소에서, 우리의 부름에 답하거나 우리를 이해하지 못하는 무언가를 끝없이 부르며 이곳저곳을 들쑤시고 다녔다. 그리고 살라딘은 이런 우리를 방관했다. 실패가 그 반대의 경우보다 훨씬 안전했기에.

 

하지만 이제 그 봉인이 풀려버렸다. 나는 도래할 전투에 대비하려 과거의 괴물들을 연구했다. 그중에서도 이 괴물은 다른 이가 손을 뻗기 전에 먼저 도달할 수 있다.

 

아이코라는 그것이 불러올 위험보다는 그게 쥐고 있을 지식에 주목하고 있다. 케이드는 고대의 감옥을 채워 넣는 데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 이 비밀을 계속 묻어둘 이는 나뿐이다.

 

우리 모두를 지키기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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